기립 저혈압 기립성 저혈압 원인 증상 진단 치료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문모(17·인천 간석동)군은 최근 책상에서 공부하다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끼고 핑 도는 경험을 했다. 평소 다른 질병이 없어 일시적으로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으로 여겼지만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자 병원을 찾았고, ‘기립성 저혈압’이란 생소한 질병 진단을 받았다. 요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 안에서 장시간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 및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환자 4년새 50% 늘어 고혈압 환자도 발생
기립성 저혈압은 앉거나 누워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몸을 일으킬 때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어지러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누구나 누워 있거나 쪼그리고 있던 자세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수초~수분 정도 눈앞이 흐려지고 현기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증세가 이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말 그대로 몸을 일으켰을 때 일시적으로 저혈압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일반적으로 앉았다 일어났을 때 3분 이내 수축기 혈압이 20mm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정상인은 갑자기 일어나더라도 몸의 자율신경계가 적절하게 반응해 혈압이 저하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건강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5년 1만 3803명에서 2019년 2만 1501명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신진호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유독 일어날 때 핑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어지럼증이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는 빈혈이 아니라 기립성 저혈압일 가능성이 많다”며 “이 질환은 평소 혈압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고혈압 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은 일시적으로 뇌에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함에 따라 일어나는 어지러움 외에도 혈압 저하로 오는 두통, 뒷목의 통증과 뻣뻣함, 구역질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온몸에 힘이 빠지거나 시야가 흐릿해지기도 한다. 심할 경우 의식을 잃고 실신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어지럼증이 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고령층은 치명적인 낙상 사고로 이어져 골절이나 외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70세 이상 인구 중 3분의1에서 유병률
기립성 저혈압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며, 70세 이상 인구 중 3분의 1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이지현 분당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식후에는 장 혈류가 많아지면서 몸에 흐르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증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흔히 머리가 핑 하고 도는 어지럼증을 느낄 때 빈혈이라고 알기 쉬운데, 빈혈과 기립성 저혈압은 의학적으로 큰 상관관계가 없다. 빈혈은 적혈구의 혈색소가 부족한 질환인데, 빈혈은 어지럼증 대신 피로감이나 허약감이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은 다양하다. 크게 신경 자체의 이상으로 발생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자율신경 기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병, 파킨슨병 등 신경계질환 환자에게 흔히 나타난다. 자율신경의 이상으로 혈압이 감소했을 때 그에 따라 맥박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하는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비(非) 신경학적인 원인으로는 설사나 구토로 인한 탈수나 혈관확장제, 이뇨제 등의 사용으로 혈압이 감소하거나 체내 수분량이 감소해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서면 중력의 작용으로 혈액이 다리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되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를 감지한 자율신경계가 반사작용으로 다리에 있는 혈액을 즉시 수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자율신경계 기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거나,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약하게 하는 약물 등이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이 된다. 자율신경 실조증,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등의 자율신경계 질환이 대표적이다.
기립성 저혈압 치료는 발생 원인 및 환자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다른 기저 질환이나 약물이 원인일 경우 해당 약제를 중단하고, 그외 원인이 될 만한 질환 상태를 치료해야 한다.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피하고, 누웠다 일어날 때 갑자기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움직이기만 해도 상태가 호전된다”며 “증상이 심할 경우 수액 공급을 통해 혈류량을 증가시키거나 혈압 상승 약제를 투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래 서 있는 경우 탄력밴드·스타킹 도움
기립성 저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좋은 생활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무릎을 웅크리고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웅크린 자세에서 일어날 때 다리를 주무르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할 경우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거나 난간을 짚고 일어서는 게 안전하다. 일어날 때 가슴까지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는 게 좋다. 평소에 걷기 운동 등을 꾸준히 해서 근력과 혈관의 적응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간 서 있을 경우 다리 정맥혈의 정체를 막기 위해 탄력밴드나 탄력 스타킹 등으로 다리나 허벅지 골반 부위를 압박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체적으로 다리 혈관이 확장되는 것을 방지하는 자세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주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탈수를 유발해 기립성 저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이나 사우나같이 땀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체내 수분량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박택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복용한 약물 때문에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생겼을 경우 담당 의사와 약물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며 “증상의 호전이 없을 경우 저혈압 방지를 위한 약물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혈압보다 더 무서운 기립성 저혈압
기립시 혈압조절기구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기립 시에 혈압이 낮아지고 어지럽고 때로는 실신하게 되는 상태이다. 원인으로서는 약제(특히 자율신경계에 작용하는 강압제), 신경질환(척수손상, 그 밖의 척수 내지 자율신경을 침범하는 질환), 당뇨병성 신경증, 부신 부전, 갈색세포종 등이 있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갑자기 일어날 시 순간적으로 핑 도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정상인의 경우에는 갑자기 일어나더라도 몸의 자율신경계가 적절하게 반응하여 혈압이 저하되지 않고 유지됩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
기립성 저혈압에는 다양한 원인과 기저질환이 있습니다. 원인 불명이기도 하고, 항고혈압제와 정신질환 치료제 등 약물에 의해서도 발생합니다. 당뇨병, 만성 알코올 중독증, 류마티스 질환과 같이 만성질환에 의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
원인 질환에 따라 증상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갑자기 일어날 때 나타나며, 다시 누우면 곧 가라앉습니다. 뇌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원인 질환의 소견이 나타나며, 원인 질환이 없이 생긴 경우는 일반적 증상으로 두통, 목이 뻣뻣함, 전신 무력감, 어지럼증, 현기, 소변 또는 대변 마려운 느낌 등이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진단과 검사
혈압검사
충분한 시간 누운 상태에서 안정된 혈압을 측정한 후 환자를 즉시 일어나게 하여 1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여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지 검사를 합니다.
기립경 검사
테이블에 누운 상태에서 천천히 일으켜 올리면서 맥박과 혈압의 변화를 검사합니다. 그리고 약물을 투여한 후에 반복하여 증상을 관찰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치료
증상이 있다고 모두 치료하지 않고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여 유발 원인을 찾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나타나는 약물을 찾아 조정하기로 하고, 필요시, 수액을 공급하거나 저혈압 방지 약물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예방 및 생활습관
반드시 금주합니다.
충분한 수분과 적절한 염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을 피하여야 합니다.
일어날 때에는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고, 중간에 한 번씩 쉬어주며 일어나도록 합니다.
최근 복용한 약물에 의해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있으면 담당 의사와 약물에 대하여 상의를 합니다.
장시간 서 있는 경우에는 다리 정맥혈의 정체를 막기 위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저혈압 방지를 위한 약물 복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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