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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플레이션이란?

리베로수 2021. 5.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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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플레이션이란?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93.1)부터 11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다만 상승폭은 전월(2.1%)보다 다소 낮아졌다.

곡물가격지수는 125.1로 1.2% 올랐다. 옥수수는 아르헨티나·브라질·미국 등 작황 부진 우려와 지속적인 수요로 가격이 올랐다.

 

밀은 세계 생산 전망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고 쌀은 수출 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렸다.

 

설탕가격지수는 3.9% 오른 100.0이다. 브라질의 사탕수수 수확 지연과 프랑스의 냉해로 공급 부족이 우려되고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의 헤알화가 미국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올랐다.

 

유지류가격지수는 162.0으로 1.8% 상승했다. 팜유는 주요 수출국의 더딘 생산량, 대두유·유채씨유는 수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육류가격지수는 1.7% 오른 101.8을 기록했다. 쇠고기·양고기, 돼지고기는 동아시아 지역 수요로 가격이 상승했다. 가금육은 전반적으로 세계 시장 동향이 안정돼 가격에 큰 변동이 없었다.

 

유제품가격지수는 118.9로 1.2% 올랐다. 버터와 치즈는 아시아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랐다. 탈지분유도 유럽·오세아니아 선적 지연 우려로 동아시아 수입 수요가 늘어 가격이 상승했다. 전지분유는 최근 교역량이 많고 수입 수요가 낮아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곡물 등 세계 식량 가격에 중요한 변수인 중국 곡물 수급과 미국·남미 등 주산지 작황 상황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제곡물 위기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기관·업계간 소통·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국제곡물 가격 추가 상승 등에 따른 추가 대책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물가 상승은 나쁜 소식이다. 누구나 지갑이 가벼워지니 시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성큼 집기가 쉽지 않다. 주부들은 꼭 사야 되는 물건도 몇 번이고 망설이다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값이 올라가도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물건이 바로 식품이다. 주부들에게 쌀이나 배추 같은 먹거리 가격의 상승은 벌건 대낮에 날치기를 당하는 바나 다름없다.

 

식품 가격은 계절적 변동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실질가격으로 보면 쌀이나 배추 같은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였다. 농촌이 노령화되고 농민들의 삶이 힘들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식품가격의 상승이 뉴스로 부각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다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은 2007-2008년에 급등하기 시작했다. 농산물(agricultural products)의 지속적인 가격상승 현상을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고 한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부문의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의미하는 합성어이다.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는 2007년 미국의 대금융회사인 메릴린치의 보고서와 영국의 경제주간지인 The Economist의 기사에서 사용된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형적으로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그러나 애그플레이션은 전형적 인플레이션과 달리 직접적으로 정부의 통화공급 과잉에 따른 결과는 아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로 발생한다. 농산물 수급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세계 인구의 증가, 농산물 경작지의 감소, 아시아인들 식성의 서구화, 그리고 곡물의 대체에너지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과연 세계인구의 증가로 인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을까? 세계 전체의 인구는 2000년 60억5천7백 명에서 2010년에는 69억 명으로 지난 10년간 8억4천3백만 명이 증가했다. 인구의 증가는 식품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귀결되므로 식품 가격은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The Economist가 조사하여 발표하는 세계전체의 식품가격 상품물가지수(Commodity Price Index of Global Food Prices)는 기준년도인 2000년의 지수가 100에서 2005년에는 100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즉 2000-2005년 기간에 세계전체의 식품물가는 살짝 하락했다. 5년간 먹는 입이 증가했지만 세계전체의 식품 공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가격 폭등의 원인을 인구의 증가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적어도 2000-2005년 기간에는 적절하지 않다.

 

식품가격 폭등의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서구화된 아시아인들의 식성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국가(특히 인도와 중국)의 식품소비가 증가함과 함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대한 선호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1인당 연간 평균 육류 소비량이 1985년의 20kg에서 2006년에는 50kg으로 증가했다. 최근 중국에서 피자선호로 인한 치즈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세계시장에서 우유 가격이 증가하기도 했다. 또한 인구의 도시화 집중도 이러한 식품소비 패턴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격의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가격 인상을 가져왔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의 서구 식품 수요의 증가로 인하여 2005-2010년 사이에 식품가격이 135%나 인상되었다는 설명은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좀 더 중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바이오 연료(bio-fuel)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ethanol)은 옥수수로부터 추출된다. 기존의 먹는 식품(eating food)이 타는 식품(burning food)으로 전환된 것이다. 생물체연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옥수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옥수수 가격은 급등했다.

 

곡물가격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사람과 가축의 식량인 곡물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 생산의 원료로 전용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5년에 미국 에너지정책법안(US Energy Policy Act)을 통과시켜 재생 가능한 연료인 에탄올의 생산과 보급을 장려했다. 2007년 미국에서 에탄올 생산에 투입된 옥수수는 2000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미국은 2007년에 ‘재생 가능한 연료, 소비자 보호와 에너지 효율성 법(Renewable Fuels, Consumer Protection and Energy Efficiency Act of 2007)’의 제정을 통하여 바이오 연료의 보급을 더욱 확대했다. 그 결과로 옥수수 가격은 25%나 상승했다.

 

2007년 당시 미국을 제외한 40개 국가도 원유의 소비를 줄이고 바이오 연료로 대체하도록 권장했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은 에너지 소비량의 20%를 바이오 연료로 충당하도록 법제화했다. 바이오 연료의 생산이 활발해짐에 따라 식품생산은 그 정점(peak food)에 도달했고 이후에는 농산물 공급은 감소했다. 마치 원유 생산의 정점(peak oil) 이후 원유 공급량이 감소하는 현상과 유사하다. 이와 함께 멕시코와 같은 농업생산지에 50년만의 추운 겨울로 인하여 농작물 냉해로 농산물 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옥수수, 콩,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성 식품이 대체 연료로 소진됨에 따라 이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들을 원료로 생산하는 가축 사료 값도 폭등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달걀, 고기, 우유와 같은 비식물성 식품의 가격도 급등하게 되었다. 또한 종전에 식품이었던 옥수수, 콩의 가격 급등은 소비자로 하여금 옥수수와 콩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곡물류(쌀, 밀)의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결국 2007-2008년 사이에 농산물 가격은 급등하게 된 것이다.

 

농산물 공급이 풀리고, 바이오 연료의 생산도 주춤했지만 농산물 가격이 계속 상승한 데는 국제투기자본의 농산물에 대한 투기가 한 몫을 했다. ‘보이지 않는 괴물’인 국제투기자본들의 원유 투기매입으로 원유가 폭등에도 한 몫을 했다. 이들은 곡물가격의 변동이 심해지고 상승 추세를 보이자 새로운 먹잇감을 국제 곡물시장에서 찾았다. 국제 곡물시장은 카길(Cargill), 콘아그라(ConAgra)와 같은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는 과점시장이다. 따라서 투기자본이 활개 치기 좋은 구조이다. 이들은 곡물가격의 급등을 예상하고 투기적 매점이라는 가수요를 창출하여 상승하는 농산물 가격을 더욱 급등시켰다.

 

애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다. 따라서 애그플레이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서민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08년 3월초 수입산 옥수수와 대두에 주로 의존하는 국내 사료가격이 1년 사이에 40% 가까이 올라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갔었다. 밀가루 값은 2006-2008년 기간에 2배나 급등해서 서민들이 자주 먹는 자장면과 짬뽕 값이 인상되었었다. "비싼 밀가루 대신 쌀로 국수를 만들어 먹으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인상된 자장면 값은 다시 내리지는 않았다.

 

농산물가격의 급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은 저개발국가의 저소득층이다. 부유한 국가의 평균 식품소비는 전체 소비의 10-15%인 반면에 나머지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소비의 30% 이상을 식품소비에 할당한다. 빈곤국가의 경우에는 식품소비 비중이 훨씬 높다. 따라서 빈곤국가의 저소득층에게 상승하는 농산물 가격은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다가온다.


농업을 뜻하는 영어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 곡물가격이 상승하는 영향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곡물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일반 물가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잡지는 1845년 이후 식품값의 추이를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세계 곡물가격은 오랜 기간 낮은 수준을 지속하였으나 2006년 하반기부터 급등하였고, 2007년에는 세계 식품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분석하였다.

곡물가격 상승이 사회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어 경제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특히 곡물자급률이 낮은 나라는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곡물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으로는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공급 감소, 육류 소비 증가에 따른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 경작지 감소, 유가 급등으로 인한 생산 및 유통 비용 증가, 곡물을 이용한 대체연료 활성화, 식량의 자원화, 투기자본의 유입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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